한달간 매일 블로깅을 해보고

9월 한달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다. (이 포스팅을 포함해서)

어디선가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블로그를 성실하게 운영해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이다. 성실하게 운영하려면 포스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이고,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목표로 한 기간 동안에는 무시하고 계속 진행했다.

한달간의 매일 블로깅에 대해 스스로 분석한 결과를 적어본다.

포스팅 시간 분석

기록된 로그를 통해 나의 포스팅 시간을 분석했다. 여기서 포스팅 시간이란, vim을 열어 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해서 vim을 종료하기까지의 시간이다. 따라서 이 작성 시간에는 워드프레스를 통해 웹으로 편집한 시간은 제외되므로 5분 정도 더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포스트 작성 도중에 인터넷을 뒤적거리거나 한 시간은 포함되지만, 작성 전에 인터넷으로 자료를 수집한 시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 30개의 포스트 중 로그가 잘 남아있는 24개를 대상으로 분석해 본 결과,

  • 평균 포스트 작성 시간은 61분이다.
  • 가장 빨리 작성한 포스트는 “iOS6 사파리의 POST 캐싱 버그에 대해“로 12분이 걸렸다. 사실 이 포스트의 경우 인터넷으로 먼저 자료를 수집한 뒤 작성을 시작한 것도 적게 걸린 이유 중 하나이다.
  • 가장 오래 작성한 포스트는 “개인위키를 10년간 쓰며 배운것“으로 2시간 48분이 걸렸다. 데이터 수집을 위해 내 개인위키의 히스토리를 탐색하거나 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포스트를 작성한 시간만 계산하면 68분이다.
  • 도저히 쓸 것이 없으면 내 개인위키를 뒤져서 옛날에 조사했던 것을 토대로 올렸다. (예:
    ECMAScript의 Object와 Property, 3-way merge 알고리즘에 대해)

얻은 것

  • 글을 빨리 쓸 수 있게 되었다. 원래 나는 글을 빨리 쓰지 못해서, 과거(2004-2005년)에 블로그를 운영할 때는 1시간 내로 쓴 포스트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매일 블로깅 중에는 1/3에 달하는 포스트를 30분 내로 작성했다.

발견된 문제점

  •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로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꽤 많았다. 예를 들어 “3-way merge 알고리즘에 대해“는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생략했기 때문에 그냥 읽고서는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오로지 하루에 한번이라는 꾸준함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고서도 그냥 포스팅했다.
  • 쓰다가 귀찮아져서 인터넷질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vim에 능숙해지는 법“가 그런 포스트 대표적인 예이다. 별 내용도 없는 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를 쓰기 시작해서 끝내는 데 까지 2시간 36분이 걸렸다. 인터넷 뉴스에서 아무 상관없는 기사를 읽거나 vimgolf에 가서 노느라 많은 시간을 썼다. vimgolf 하는데만 1시간 15분을 썼다. 대개 딱히 쓰고 싶지 않은 주제에 대해 포스팅을 하려고 할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 포스팅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도, 그 전에 뭘 쓸지 고민하며 빈둥대는 시간도 상당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총 1시간 30분 정도는 소모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블로그의 포스팅에 매일 1.5시간씩 쓰는 것은 다소 과한 감이 있다.

개선방향

매일 포스팅하는 것은 과연 쉽지 않은 일이다. 쓸거리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포스트를 쓰는 시간보다 뭘 쓸지 고민하느라 낭비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한다. 별로 영양가 없는 글이라도 꾸준히 포스팅하거나, 아니면 포스팅 횟수를 줄여야 한다.

우선 후자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10월에는 1주일에 두번씩만 포스팅을 할 것이다. 1주일에 두번이라는 횟수는 습관으로 만들기에는 애매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일주일동안 계속 안 쓰다가 토, 일에 한개씩 쓸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9월에서의 실험에서도 그랬듯이, 어떻게 포스팅을 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기 위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부작용은 감수하고 진행한다.

ps. 내가 로그를 남긴 방법에 대해서는 “내가 맥으로 뭘 하고 있는지 로그 남기기 (애플스크립트)“나, “내가 리눅스로 뭘 하고 있는지 로그 남기기 (파이썬)“를 보라.

한달간 매일 블로깅을 해보고”에 대한 4개의 생각

  1. 하루에 한개라니 엄청나시군요… 어쩐지 많이 올라온다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보통 한달에 10~15개 안팍으로 하고 있습니다. 2일에 하나정도로 하면서 달리다보면 한달에 저정도 갯수가 되더라구요.
    상황에 따라 좀 유동적으로 하고 있네요…쓸게 많을데도 있고 없을때도 있고 쓸건 있는데 시간이 부족할때도 있고요 ㅎㅎ
    암튼 화이팅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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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응원 감사합니다!

      매일 쓰다보니 영양가 없는 글을 억지로 올리느라 고민하는데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포스팅 횟수를 줄이는 게 나을지, 시간을 적게 들이고 포스팅을 할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지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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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일 포스팅이라니 부럽습니다 ~ 전 아무리 해도 글이 잘 안 써져서, 요즘은 거의 글을 안 올리고 있거든요. 대신 개인위키만 끄적거리고 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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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일쓰기를 스스로 강제하게 되면 글이 잘 안 써지더라도 어찌어찌해서라도 결국 올리게는 되더군요.

      요번달은 일주일에 두번 쓰는 패턴을 시도해보고 있는데, 그냥 안쓰게 되어버리네요. 역시 언제 올린다고 정하지 않으면 습관이 들지 않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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